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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도 일색이 모인 평양 기생학교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기사제목 서도 일색이 모인 평양 기생학교 西道一色이모힌平壤妓生學校
종    류 기사 記事
필    자 초사 草士
출처정보 삼천리 三千里
연    도 1930-07 昭和五年七月
면    수 37 (37)
기사
[사진] 妓生學校 學生이 가야금․장고․젓대에마추어 웃줄웃줄춤추는光景 등 총2매
●수양버들이 추눅히 느러진 련광정에서 서으로돌아 한참가노라면 긔생아씨들이 만히사는 채관리(釵貫里)라는동리가 나지고 그동리의 한복판을 조곰가노라면저유명한평양긔생학교가 구름속 반달가치 렷히나진다. 
평양이 들조코 인물잘나고 物貨가 은성한곳인지라 경상도진주와가치 노래와춤이 잘 발달되고 노래와 춤이 잘 발달되매 그紅燈情調가 놀날만치 연연한바잇서서 민감사이래 色鄕으로 일홈잇든곳이니 긔생학교가 두서너잇는것이 그리괴이하잘것이아니겟스나 에로직한그일홈이十三道 재자가인의 마음을 건드러놋는품이 여간안이다
●내가 긔생학교 문턱에 발을드려노키는 륙월륙일 아츰소낙비가 두곱패오고 한동안 즈믁한 사이엇다 마츰 벽돌이층으로 녯校舍의압헤─경복궁안근정젼을뒤에밀처노코 그눈압헤총독부가웃둑 드러안드시 새집이 드러안느라고 공사에 분주한 이엇다
●벌서대문에 발올 드러노키 무섭게
「간밤에 부든바람 만정도화 다피엇다……」
하는 시조가락과
「반남아 늙엇스니 다시 젊든 못하리라」
하는 수심가가락이 장고에 마치어 하늘공중 둥々놉히울녀나오고 연지와 분과 동백기름냄새가 마취약가치사람의 코를 질는다
●마루아래는 간증신 파란갓신 굽놉흔외씨가튼구두들이수백켜레 노히고 花草평풍을둘는 너른방안에는 방마다열삼사세로부터 열륙칠세지되는 남의집 처자들이 가락지모양으로 圓을짓고 돌나안저서 혹은 四君子를치고혹은 歌辭를배우고 或은 僧舞와 劍舞를추고잇스며 엇든아히들은 丹靑칠한 마룻기둥에 몸을 아기대고 서서남이하는모양을 물럼히 보기도하고잇는데 모다 二百餘名童妓들이 만발한花草동산가치 와자작피고잇다
외래인이 드러온다고 경계하는눈치인가 모다 소근소근거리며머리를드러 나를 처다보는품이 한귀여웟다그하얀얼골에 멀구알가튼만눈동자가달달 구으는것이 어듸에죄가잇다할가 童貞女에게서만 보는 氣品과 아름다움이 나가튼 우직한사내의 가슴조차 여간설레게 하지안는다. 
●그네들은「너는 모란되라 나는 초롱되마」하는드시제각금 차림차림을달니하엿다 엇든각시는간당기에발충에지 잘잘흘니는 치마를입엇는가하면 엇든아씨는 영초당기에연두색치마를궁둥에걸치엇고엇든색시는힌저고리거문치마에 히사시가미로 녀학생채림을 하엿는가하면 엇든 아히는 제비리가튼 양창에 장미리봉을 달어 공연히남을못견듸게군다그러터라도모다 다르게 차렷건만 마치식물원에온갓이 어울러저 피여잇되 어느것이나 다 풍정이잇는모양으로 아기자기한 인생의동산이 저절로 이루어것다. 
●누구집 父母는 귀여운 들도 두엇군하며 나는리도령이 광왈루 올너가듯 잔득 흥분이되어 이층의 학교사무실로 성큼성콤드러갓다. 
「네 그럿슴니다 모다 삼년동안 가르키어 평양개명에과히 붓그럽지안는 명긔들을만들어내지요」
「그래 무얼무얼가르치세요」
「일년급 아해들에게는 羽調 界面調가튼 歌曲을 배워주지요 즉 平時調 高調 詞說調들을요 그밧게 梅, 蘭, 菊, 竹가튼 四君子와 하늘천자는 낫고 지자가놉다는漢文韻字지 조선어 산술등도 가르치지요」
「춤은아니 가르치나요」
「웨요 춤은 삼년급부터 가르처줌넨다 그런데소리는이년급에는 關山戎馬나 白鷗詞 黃鷄詞 漁夫詞와가치조곰 놉흔 時調에다가 새황 피리 양금과거문고젓대가튼즉管絃樂을 가르치지요」
이학교의 간부되는金氏는 이러케말하면서 箕城券番에서 만들엇다는 긔생학교 노래敎科書를 내어보인다. 
「그러면 에라 노아라라거나 양산도 방아타령들은 아니가르처주나요 시조만 줄곳 가르치는가요」
「원래 몃해전만해도 양산도나 방아타령가튼것은 品에객긴다하야긔생들은 입에도 담지안엇담니다 그게어듸색주가들이나 할소리들이지 그러나 불으는 손님들이그를청하기도 지금은그것도가르처춤니다만은……그런것은모다 삼년급에가서알게되지요」
「춤은 무얼 배워주세요」
「僧舞와 劍舞이외다 원래 조선의 긔본춤이라는것이승무와 검무 두가지인데 이것이 여간어렵지안어요 그래서 삼년급아해들에게 가르처주는데 처음엔 발는법 중둥쓰는법 몸놀니는법에만 약이십일이 걸니지요우리는 조선춤에 만히 힘을 들임니다. 」
「신식스는?」
「스는 저배우고십흐면 배호라고 수의과로너헛지요」
●이러케 말하는 그분의 얼골빗은 敬虔한 朝鮮情調와朝鮮純粹藝術의 擁護者로빗낫다 나는마음이 유쾌하엿다우리는 말을 돌니어
「이학교를졸업하면 곳 긔생이 됨니」
「그러치요」
「그래 모다 ■양에만잇나뇨 서울의일등명긔들이 대개평양긔생이라는말을들엇는데 그런것을 보면 서울로도만히 가는모양이지요」
「그러치요 서울이다 신의주로다 대구로다 만히가지요 아마 학교로된지 사년동안에 일백팔십여명의 졸업생중삼분의이는 외지로갓슬걸요」
「긔생학교로 입학하려오는 학생들은 모다 평양태생들인가요?」
「평양아이도만치만은서울이나황해도평안도로도만히와요」
「지금 학생수효는 모다얼마나되서요」
「일백구십오명이잇서요 그런데 자 四君子를좀 보세요 이것이 삼년급 아히들과 졸업생들이 처두고간것이람니다 이중에 총독부미술람회에 입선한작품지잇서요」
하며 梅蘭菊竹을그린 四君子를 한아름안어다가 널마루바닥에욱펴노코 구경하기를 청한다 모다 얌전하다이것이면 녯날王都의 글잘하고 그림잘하든 넷 名妓의풍모를 련상할만하다
「이것을 모다 누가 가르치나요」
「노래는 朴明花 金海史라는 두名妓가 가르치고 그림은 守巖先生이 가르치지요」
●나는花仙일다 彩雲일다 月香일다 하는녯날 九雲夢이나西廂記나 秋風感別曲가튼데나올듯한 로맨탁하고 호화로운 學生名符를뒤지다가직접교수하는양을보려고아래충에내려왓다
●少女들은 先生을 가운데두고 빙-둘너안저서 선생이부르는대로 들머리(노래의머리드는것)긴노래弄, 編등을 련해 合唱한다「청간수」도 나오고「고々천변 일룬홍」도나오고「춘향거동보소」도 나온다 그노래할마다 무아긔하게 엷은 치마빗갈속으로 모시바지가 비스틈이 보이는것이 남을 괴롭게한다
●그다음방은 곳갈쓰고 장삼입은 童妓의 僧舞와 黃鶯舞等 가지へ 춤이 장고, 거문고 생황, 피리에 마추어서古雅한 리음과가치 고요히 고요히패성의녯도읍을흘너내린다 그다음은 좀 나을먹은 처녀들이 청황모 무심필을 해주목으로간 벼루속에 살작풀어헤치어 하얀 花箋을멋지게펼처노코소상팔경에나오는 매도그리고 국화도그린다 점을으면매화이요 선을당기면참대라 그대밧속에서 머리은 처자와만나서 詩書를이약이하는 中世紀貴童子가 금시에눈압헤오르는듯 아무튼 그림도멋지거니와 그태도도멋지다
●이學校의 재산은 현재약이만여원이 잇다는데 학교가되기는 사년전봄이엇다고 한다
평양엔 平安監事로 閔某가잇슬練光亭附近을中心으로妓女들도 全盛하엇다는데 그는 別로 學校가업고 書堂式으로 小規模의 施設이 만하엿다고한다 이平壤妓生學校가 日本寳塚少女歌劇團모양으로시대사조에라례뷰化할는지는 固有한 朝鮮情調를 키어주는 예술의동산이될는지 그운명은 멀지안어 결뎡될것이다만은 나는어듸지든지 사라저가는 우리의조선노래 우리의조선의춤 우리의조선의음악 우리의조선의의복 우리의조선정조를 담고붓듯고자래워가는 예술의아름다운동산이되기를 바라고그집을 나왓다 대문밧그로 나올지 그學生들은 몹시 사람을그리워하는 눈로묵례(黙禮)하여준다 말이나평양말씨는 가라고는드시 털브면서 참아 러지기실케 餘韻이 잇드시 女子의 行動擧止도 無限히 사람의호감을은다이것은금수강산이 인정풍속지 정답게 함인것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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