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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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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허금파 許錦波
출처정보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출판부) 朝鮮唱劇史(京城:朝鮮日報社出版部)
필    자 정노식 魚鳥同室主人
연    도 1941 昭和十五年
연    수 239 二三九
인물
許錦波 「東便」
許錦波는 全羅北道 高敞郡 出生으로 金世宗門下에서 工夫를 한 後에 申在孝의 陶冶를 받아 稀世의 名唱으로 高宗時大에 揚名하였더라. 春香歌에 長하였고 가장 잘하는 데는 春香歌 中 獄中歌 場面이다. 이제 그 一節을 左記하도라.
罷漏는 뎅뎅 치는데 上丹이 일어서서 燈籠에 불을 켜며
「바루 쳤아오니 아기씨전 가사이다」
상단이 燈籠들고 春香母는 앞을 서고 御使道는 뒤를 따라 獄으로 나려간다. 이 밤은 風雨散亂하여 바람은 우루루루 지동치듯 불고 궂인 비는 흣날리고 천동은 와르르 번개는 번쩍번쩍 귀신의 울음소리는 두런두런 刑杖 마자 죽은 鬼神 棍杖마자 죽은 귀신 笞杖맛고 죽은 귀신 주리 틀려 죽은 귀신 둘씩 셋씩 짝을 지어 희희해해 아이아이 번개 번쩍 천동 우르르 달고 비는 쭈루룩 쭈루룩 바람은 때려 불어 문풍지는 드르르 드르르 밤새는 붓붓 밤새는 붓붓 비새는 비비 獄門은 덜칵 落水는 뚝뚝 窓間에 蟋蟀聲은 시르르 시르르 우는데 春香은 홀로누어 郎君生覺 우는 말이 야속한 우리님은 한번 離別 돌아간 후 내 생각을 잊었는가 夢中에도 아니온다 잠아 오너라 꿈아 오럼으나 꿈속에나 만나보자 二八時節 젊은 몸이 내가 무슨罪가 至重하여 獄中孤魂이 되단 말가 나 죽기는 설지 않되 白髮老親은 뉘가 맡으며 우리郎君 언제보리
伏枕痛哭 설니울다 非夢似夢間에 李道令이 곁에 와 은연히 앉어거늘 자세히 살펴보니 머리에는 金冠이오 몸에는 紅衫이라 相思一念의 목을 안꼬 萬端情話 하랴할 제 春香아 부르는 소리에 소소로쳐 잠을 깨니 李道令은 간데없고 빈칼 머리만 잡아꾸나.
월매 옥문밖에 다다라서
「춘향아 아가 자느냐」 부른들 대답이 있을 소냐 어사도 하는 말이 「크게 한번 불러보소」 「모르는 말씀이오 예서 동원이 마조치는데 소리가 크게 나면 사또 염문할 것이니 만일 알게 되면 독한 그 솜씨에 고도리뼈가 부서질라고 요란히 구지말고 잠간 지체하오」 「무에 엇때 염문이 무엇인고 내가 불을게 가만있오 춘향아 크게 부르고 내가 왔다고 말을 하소」 「왔단 말을 하거드면 기절낙담할 것이니 가만이 계옵소서」
춘향이 깜짝 놀래여
「아이고 어머니 아닌 밤중에 어찌 와겼오 몹쓸 딸자식을 생각하여 천방지방 다니다가 낙상하기 쉽소 어머니 마자 병환이 나시면 어찌하오」
「날랑은 념여말고 정신을 차리어러 왔다」 「오다니 뉘가 와요」 「그저 왔다」 「가깝하여 나 죽겠오 일러주오 꿈 가운대 님을 만나 만단정화 하였더니 서방님께서 편지 왔오 언제 오신다는 소식 왔오 버슬띠고 나려온단 소문 왔오 애고 답답하여라」 「편지는 와서 무엇하느냐-그까짓 놈의 편지도 인제는 다바랐다」
춘향이 깜짝 놀라며
「웨 그게 무슨 말씀이오 서울서 무슨 기별왔오 도련님 댁에 무슨 일이나 나시었오 꿈이 하도 흉하더니 무슨 일이 난나 보구려 웬일이오 말씀하오」
월매가 화를 내여
「일이 나도 큰일났다 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방인지 남방인지 이도령인지 석캐도령인지 팔도거지 중에도 상거지가 되어가지고 그래도 뻔뻔스럽게 너를 본다고 여기 왔다」
하고 월매가 뒤로 물러서니 어사또 그제야 옥문 앞으로 당겨서며
「춘향아 내가 왔다 내가 왔다 눈물겨운 목소리로 이몽룡이다 이도령이다」
「헛 이게 웬말인가 서방님이 오시다니 몽중에 보던 님을 생시에 본단 말가 문틈으로 손을 잡고 말 못하고 기색하며 애고 이게 뉘기시오 아마도 꿈이로다 相思不見 그린 님을 이리 쉬히 만날 손가 이제 죽어 한이 없네 어찌 그리 무정한가 박명하다 우리 모녀 서방님 이별 후에 자나 깨나 님 그리워 일구월심 한일러니 내 신세 이리 되여 매에 감겨 죽게 되니 날 살리려 온 것이요」
이리 한참 반기는 데 어사또 갓을 뒤로 자끼고 얼굴을 옥문구녕으로 대이며
「어디 있느냐 얼굴이나 보고 가자」
상단이 곁에서 등을 번쩍드니 불빛이 옥문 틈으로 憔悴한 춘향의 얼굴을 비취인다. 정신없는 사람 모양으로 히미하게 보이는 얼굴을 서로 물끄럼이 보더니만 어사또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하는 말이
「저 형상이 웬일이냐 仙女같이 아름답던 네 모양이 날로 하여 저 꼴이 되었구나 장부 심장이 다 녹는다. 나도 家運이 不幸하여 과거도 못하고 家産이 蕩盡하여 이 모양이 되었으니 진시 한 번도 못 와보고 이곳을 지내다가 네 소문을 들으니 날로 하여 저렇듯 고생한다 하니 너를 볼 낯이 없건마는 옛 정리를 생각하고 보러오기는 온 모양이다마는 반가운 중 무안도 하고 아니 보니만 못하다 내 모양이 이리될 제 너 찾을 겨를 있겠느냐 우리 둘이 당초 언약이 아모리 중하여도 할일 없다 내 꼴을 본들 모르랴 나를 바라고 어찌하리
춘향이 이 말 듣고 저 형상을 자세히 보니 어찌 아니 한심하랴
「여보 서방님 이 지경이 웬일이오 어찌하여 그리 되었오 무슨 가운이 불행하여 그리 되시었오 대감께서 높은 벼슬 하시다가 讒訴받아 그리 되시었오 나를 생각하노라고 공부도 못하시다가 그리 되었오 桑田碧海須臾改라 한들 어찌 저리 변하였오 貴賤窮達이 수레박퀴니 설마 어찌 하오리까 나는 고대 죽어도 한이 없오 생전에 서방님 한 번 뵈왔으니 고대 죽기로 어떻겠오 내 몸 하나 죽는 것은 설지 아니 하거니와 서방님 이 지경이 웬일이오 저 모양으로 다니시면 남의 천대는 고사하고 饑寒인들 오작 하오리까」
어사또 춘향이 애쓰는 것을 보고 곧 설파해버려 시원히 알려주고 싶은 마음 불일 듯 하것마는 暗行하는 奉命使臣으로 그리할 수도 없고 다만 맥맥히 춘향을 나려다보고 섰을 뿐이다.
춘향이 저의 母親 불러
「여보 어머니 한양 서방님을 七年大旱 가문 날에 渴民 大雨 기다린 들 날과 같이 자진턴가 진정으로 서방님 믿기를 철옹성으로 믿었더니 심든 낭기 꺽거지고 공든 탑이 묺어지네 가련하다 이내 신세 할 일 없이 되었구나 어머니 나 죽은 후라도 원이나 없게 하여주오 서방님이 流離乞食할치라도 冠網衣服 선명하면 남이 그리 賤待하겠오 서방님이 날 다려갈 때 쓰랴고 장만하였던 珮物衣服 봉장 안에 들었으니 그것 내여 되는 대로 팔아다가 韓山細苧 박구어서 물색 곱게 도포 짓고 관망의복 정히하여 들이고 별찬 진치 대접하오 나 죽은 후에라도 나 없다 마르시고 날 본듯이 섬기소서」
월매가 곁에서 듣다가 화를 내며 하는 말이
「거지에도 우거지 상거지라 수절수절하더니 과연 기절을 할 일이로다. 이런 비렁방이를 보고 수절을 하였으니 무슨 깨보송이가 쏟아젔느냐 옷 파러라 노리개 파러라 호사 시켜라 잘 먹여라 잘 재워라 어찌한 곡절인지 자세히 알자 이년아 애초에 내 말만 들었을 양이면 거들럭 거리고 잘 살 것을 요년아 네 팔자를 네 손으로 요따위를 만들고 내 신세까지 꺽벅꺽벅하게 만들어 놓았고나 금옥 같은 내 딸을 살려내소 내일이면 사또 생신잔치 끝에 내 딸 잡아내어 죽인다하니 당신이 대신 죽고 내 딸 살려내어라」
하고 어사또의 헌 도포짜락에 매어달려 악을 악을 쓰니 상단이는 울며
「마님 마님 이리마시오」
하고 월매를 붙을고 춘향은 몸부림을 하면서
「어머니 그리 마시오 나 죽는 것을 보시랴오 잘 되어도 내 랑군 못 되어도 내 랑군 高官大爵 내사싫고 黃鍾錄도 나는 싫오 어머니가 정하여 주신 배필이니 좋고 낮고 웬말이오」
하고 고개를 들어 어사또를 바라보며
「로망한 모친의 말을 행이나 노여 마옵소서 여보 서방님 내 말씀 들으시오 내일이 본관사또 生辰이라 잔치 끝에 醉中에 酒忘나면 나를 잡아 올려 지만하라 칠 것이니 형문 마진다리 장독이 났으니 수족인들 놀릴 손가 정영 내가 죽을 것이니 오늘 밤에 집에 가서 서방님 나하고 인연맺던 芙蓉堂 소새하고 나 깔던 요를 펴고 나 덮던 이불 덮고 나 베든 베개 베고 평안히 주무시고 내일을랑 일직이 나와 옥문 밖에 계시다가 칼머리나 들어주오」
애고애고 설니울제 어사또
「우지마라 우지마라 우지마라 하늘이 묺어저도 소사날 궁기가 있느니라 네가 나를 여찌알고」
이러타시 설리작별하고 춘향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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