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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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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유성준 劉成俊
출처정보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출판부) 朝鮮唱劇史(京城:朝鮮日報社出版部)
필    자 정노식 魚鳥同室主人
연    도 1941 昭和十五年
연    수 197 一九七
인물
劉成俊 「東便」
劉成俊은 全羅北道 南原 出生이다. 宋禹龍의 弟子로서 金昌煥 朴基洪의 後輩이요 金昌龍 申明鶴과는 同輩이다. 高宗時代에 鄭春風 金世宗의 指針을 받아서 見聞이 매우 높은 名唱이다.實際보다 理論이 勝하거니와 理論으로 全道成과는 各其 主張을 달리하여 互有長短이로되 아울러 現下 雙璧의 評論家이다 지금 七十老齡으로 오이려 健在하여 晋州에서 群少輩의 敎導에 힘을 쓰고 있으니 學不厭 敎不倦이 그의 一生의 責務인가 한다. 兎鱉歌에 長하고, 그 中 最長處 一節을 紹介하면 如左하다.
이때 鱉主簿는 行裝을 收拾하여 萬頃滄波 깊은 물에 허위둥실 떠올라서 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指向없이 흐르다가 기엄기엄 기어올라 碧溪山間 들어가니 이때는 春三月 好時節이라 草木群生들이 제마다 질기는데 灼灼한 杜鵑花는 香氣를 띠어있고 雙雙한 범나비난 春興을 못 이기어 이리 저리 나라들고 하늘하늘한 버들가지는 시내가에 휘늘어지고 黃金 같은 꾀꼬리는 고운소리 벗을 불러 九十春光을 히롱하고 꽃 사이 잠든 鶴은 자취소리에 자주 날고 가지 우에 두견새는 不如歸를 和答하니 別有天地 非人間이라 瀟湘江기러기는 가노라 하직하고 江南서 나온 제비는 왔노라 見身하고 조팝남게 피죽새울고 함박꽃에 뒤웅벌이오 방울새 떨렁 물레새 짜꺽 접동새 접동 법국새 뻐꾹 가마귀 골각 비둘기 꾹꾹 울음 우니 근들 아니 景일소냐 千山萬壑에 紅粧이 燦爛하고 앞 시내와 뒤 시내에 힌깁을 펼첬는 듯 푸른대 푸른솔은 千古의 절개이오 복송아꽃 살구꽃은 瞬息間의 봄이로다 기이한 바위들은 左右에 層層한데 絶壁사이 瀑布水는 이골물 저골물 合水하여 와당탕 퉁탕흘러가니 경개無盡 좋을시고 자래 山川의 無限景을 사랑하고 碧溪를 따라 올라가며 토끼 자취를 살피더니 한곳을 바라보니 온갖 즘생 나려온다 발발떠는 다람쥐며 노루 사슴 일히 승냥 곰 도야지 너구리 고순도치 범 주지 원숭이 코끼리 여호 담비 左右로 오는中에 토끼자취 없어 옴친 목을 길게 늘여 이리 저리 살피더니 後面으로 한 즘생이 나려오는데 畵本과 彷彿한지라 즘생 보고 그림 보니 영락없는 네로구나 자라 혼자마음에 기쁨을 못 이기어 그 眞假를 알려할 제 저 즘생 擧動 보소 혹 풀잎도 뒤적이며 싸리순도 뜯어보고 層岩絶壁사이에 이리 저리 뱅뱅 돌며 할끔할끔 강동강동 뛰놀거늘 자라 音聲을 가다듬어 점잖이 불러
「여보 퇴생원」
한번 불러노니 토끼의 근본성정이 무겁지 못한것이 兼하여 體小하니 왼 山中에 蔑視하여 뉘가 대접하겠느냐 쥐와 여호 다람이도 「토끼야 토끼야」 如呼小兒 이름 불러 無尊長衙門으로 平生을 지내다가 천만뜻밖 뉘가 와서 生員이라 尊稱하니 좋아 아주 못견디어 강장강장 뛰어오며
「게 뉘시라 날 찾는고 날 찾는이 게 뉘신고 首陽山 伯夷叔齊 고사리 캐자 날 찾나 巢父 許由 頴川水에 귀 씻자고 날 찾나 富春山 嚴子陵이 밭 갈자고 나를 찾나 商山의 四皓들이 바둑 두자 나를 찾나 竹林의 七賢들이 淸談하자 나를 찾나 酒德頌 劉伶이 술 먹자고 날 찾는가 淸風明月 彩石 가자 李謫仙이 나를 찾나 桂棹蘭槳 赤壁 가자 蘇東坡가 나를 찾나 濂洛關閩 賢人들이 풍월 짓자 나를 찾나 釋迦如來 阿彌陀佛 說法하자 나를 찾나 安期生 赤松子가 藥 캐자고 나를 찾나 漢宗室 劉皇叔이 謀士 없서 날 찾는가 人生富貴 물으려나 浮雲流水 가르치제 歷代興亡 물으려나 桑田碧海 가르치 제 날 찾는 이 게 뉘시오」
두 귀를 쫑고리고 요리팔팔 저리팔팔 강장강장 뛰어오니 주부가 의뭉하여 토끼의 동정보자 긴 목을 옴크리고 가만히 엎저시니 토끼가 와서 보고 둥글넙적 거문펀펀한 것이 의심이 바짝 났겠다
「이것이 무엇인고」 제손조 의심하고 제가 도루 파혹하여 「쇠똥이 말랐는가 이상중에 무슨 쇠똥 까매진 부등감이 어찌 저리 묘하게 깨져 있을고 아니다 이것 큰일 났다 산양왔던 총쟁이가 질올승 꿇여놓고 똥누러갔나보다 바삐바삐 도망하자 강장강장 뛰어가니 주부가 생각한즉 그대로 두어서는 저리 방정마진 것이 南走越 北走胡를 한없이 하겠거던 또 한 번 크게 불러 「여보 兎生員」 토끼가 가다 듣고 「뉘가 나를 또 부르노 괴이하다 괴이하다」 아장아장 도루오며 주부를 바라보니 아까 없던 목줄기가 강담틈의 배암같이 실금히 나오거던 토끼가 의심나고 겁이 나서 가까이 못 오고서 멀지기 서서보며 文字로 수작 내어
「내가 이 산 중에 生於斯 長於斯 遊於斯 老於斯 여러 해가 되었으되 금시초견하는 터에 니를 어찌 알고 무엇하러 불렀나뇨」
주부가 대답하되
「有朋이 自遠方來하니 不亦樂乎가 孔夫子의 말씀인대 어이 그리 무식하여 가까이 아니 오고 처음 본다 괄시하니 人事가 털억이로군」
토끼가 드러본 즉 생긴 것과 말하는 게 불이방관이어든 옆에 와 썩앉으며
「뉘라하시오」
「예 나는 水宮에서 主簿벼슬하여먹는 자라요 山水가 서루 달라 風馬牛之不相及에」
「水宮의 朝官으로 山中은 어찌 왔오」
「朝遊北海 暮蒼梧라 어디든 못가겠오 우리 龍王 장한 德化 九五位에 居하시고 八千里를 鎭撫하니 一日萬機 되옵는데 臣下가 才操없어 讃揚하기 어렵기로 龍王의 분부 듣고 王佐之才 求하기로 天下名山 遍踏타가 오늘날 毛族모음 천행으로 만났기로 그네들을 다 둘러보아도 覇王之輔는 非態非虎라 先生하나뿐이기로 先生을 모셔가자 請하오니 바라건대 范睢의 王稽 딸듯 韓信의 蕭何 딸듯 나를 따라가사이다」
토끼가 제 인물에 하감사한 말이어든 제소견도 의심하여
「어떻기에 내형용이 곰보다도 나으며 표범보다도 나을테요」
주부가 대답하되
「곰의 몸이 비록 크나 눈이 적고 털이 덮여 太陽精氣 不足하니 미련하여 못쓸테요 범이 비록 용맹하나 코 자룹고 줄기 없어 승악이 低陷하니 短命하여 못쓸테요 先生의 氣像보니 治世之能臣이오 亂世之奸雄이라 눈이 밝고 속 슬거워 天文地理 다 알테요 몸이 적고 발이 빨러 산도 넘고 물도 뛰어 따라갈 이 없을 테니 喋喋한 저口辯이 蘇秦의 合從인지 가끔가끔 조으난 것 孔明의 春䁘런가 생긴 것이 모두정신 볼수록 모두구성 毛族中 第一이니 우리水宮 갔아 오면 入相出將 저功名을 따르리 뉘 있으리」
토끼가 드러본 즉 주부의 하는 말이 저 생긴 形容하고 낱낱이 똑같거던 가만이 생각한즉 形容은 무던하나 속에 글이 없었으니 水宮에 글有無를 알아야 할테기로 또 물어
「수궁 조관중에 문장이 몇이나 되오」
「文章朝官 있으며는 靈德殿 지을쩍에 上樑文 못지어서 양계까지 멀리나와 余善文을 請했겠오」
또물어
「수궁에 훨쩍 키 큰 조관있오」
「영덕전 상양할제 키큰 조관 가리는대 내가 상냥하였지요 그리큰 수궁에서 날만한 키도 없오 선생이 들어가면 防風氏 들어왔다 모두깜짝 놀라지요」
토끼가 생각한즉 넓은 의견 좋은 구변 내속에 홈박들고 글 잘하고 키큰 조관 수궁에 없다하니 나 진인 身言書辦 눌릴데가 없구마는 安土重遷 이사세가 썩떠나기 어렵구나 한번 생각하여보아
「주보를 따라가면 좋기는 좋을테나 山林之樂 風月之興 잊을수가 없사오니 어찌 따라갈 수 있오」
주부가 물어
「山林之樂 風月之興 만일 그리 좋사오면 나도 여기 함께 있어 수궁으로 안갈테요 이야기 조금 하여보오」
토끼소견 제가 주부 도로기로 산림풍월 자랑할 제 터도 없는 거짓말을 冷水 먹듯 하는구나.
「三山풍경 좋은곳에 背山臨水하여 앞에는 春水 滿四澤이오 뒤에는 夏雲이 多奇峰이라 명당에 터를 닦고 草堂한간 지어내니 半間은 淸風이오 半間은 明月이라 흙섬돌에 대사립이 정쇄하기 다시없고 鶴은 울고 鳳은 나는도다 뒷뫼에 藥을 캐고 앞내어 고기 낚아 입에 맞고 배부르니 이아니 질거운가 萬壑千峰 白雲流水 홀로 門을 닫었도다 別有天地 非人間이라 몸이 世上是非 없고 보니 내 踪跡을 그뉘알랴 綠水靑山 깊은 곳에 萬花芳草 욱어지고 鸞鳳 孔雀 서루불러 和答하니 이峯 저峯 風樂이오 鸚鵡 杜鵑 꾀꼬리가 고이울어 짖어귀니 이골 저골 노래로다 夕陽에 醉한興을 반쯤 띠고 江山風景 구경하며 三神山 不老草를 맘대로 뜯어먹고 桃花流水 맑은 내에 목욕다가 산중으로 들어드니 層岩은 집이 되고 洛花는 자리삼아 한가이 누었으니 수풀사이 밝은 달은 은근한 친구 같고 솔나무에 바람소리 은은한 검은고라 돌벼개를 돋우벼고 취흥에 잠이 드니 어디서 鶴의 소리 잠든 나를 깨울세라 이윽고 일어나 寒山石逕 빗긴 길에 靑藜杖을 의지하고 이리 저리 徘徊하니 흰 구름은 千里 萬里 피어있고 밝은달은 앞내 뒷내 印쳤더라 동편 두던에 올라 휘파람 부니 한가하기 그지없고 앞 시내를 굽어보아 글지으니 흥미가 무궁하다 도도한 이내몸을 山水間에 두었으니 무한한 이 경개 이 질검은 三公 주어 바꿀소냐 千山에 봄이 오면 萬紫千紅 鶯歌蝶舞 좋은풍류 놀기도 좋거니와 綠蔭芳草勝花時 公子王孫 踏靑구경 鞦韆競出垂陽裡 綠衣紅裳 근내 구경 千峰峯屼火雲昇 避暑林泉沐浴 구경 三夏를 다보내고 玉露가 서리되어 霜葉紅於二月花 停車坐愛 하는 데와 黃花九日龍山飮 落帽醉舞 좋은구경 千山鳥飛 끊진 겨울 나 혼자 맛이 겨워 龍門賞雪 騫驪訪梅 그도 또한 흥치로다. 山間四時 좋은 구경을 오는 대로 구경하여 임자 없는 靑山綠水 모두 우리집을 삼고 값없는 淸風明月 나 혼자 主人되어 병없는 이내몸이 羲皇世界 한가한 백성 되었으니 이러한 편한 신세 시비하리 뉘있으며 이러한 좋은 흥미 아서갈이 뉘 있으리 아마도 세상자미는 나뿐인가 하노라」 云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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