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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렬
구분 구분 표준화 정보 원문정보
이    름 유공렬 柳公烈
출처정보 조선창극사(서울:조선일보사출판부) 朝鮮唱劇史(京城:朝鮮日報社出版部)
필    자 정노식 魚鳥同室主人
연    도 1941 昭和十五年
연    수 175 一七五
인물
柳公烈「東便」
柳公烈은 距今 七十七 年前에 全羅北道 益山郡에서 出生하였다. 그의 才質은 나이 겨우 八九歲에 歌謠에 能하여 사람을 놀라게 하였다 한다. 十四五歲頃에 當時 國唱으로 名聲이 높은 朴萬順 門墻에 이르러 數年間 陶冶를 받아서 팟소리에 對한 向方을 알았다 그 後는 獨工으로 繼續하다가 雲峰 南原間 名山大刹을 찾아다니며 四五年間 精磨精琢하였다. 三十歲頃에 全州大私習場에서 技倆을 發揮하여 비로소 世間에 名聲을 얻게 되었다. 全道成 宋萬甲 等과 同輩로서 金世宗 李捺致 丁昌業 等 先輩들과 追從하여 實際的 見聞을 擴充하였다. 이리하여 소리는 圓熟하여지고 名聲은 遠近에 錚錚하였다 四十歲 前後하여 京城에 올라와서 圓覺社 光武臺 當年에 金昌煥 宋萬甲과 幷肩하여 더욱 名聲은 一世에 높아졌다 이리하여 高純兩大를 通하여 最近까지 울린 名唱이다. 故鄕에서 閒散한 生涯를 보내다가 十餘年前에 病死하였다 한다. 그는 春香歌와 沈淸歌에 長하였고 春香歌 中 離別歌에 特長하였다 한다. 이제 그 더늠으로 離別歌 中 一節을 紹介하면 다음과 같다.
「춘향과 이도령이 이리 농정하여 세월 가는 줄을 모르고 질길대로 질기고 놀대로 놀쩍에 流波같은 光陰이 秋月春風 벌써 일 년이 지내었고나 興盡悲來는 自古常事요 好事多魔는 진짓 면키 어려워라 단꿈 같은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노리에도 슬픔은 이별의 날이 오게 되었던가 부더라.
하로는 이도령이 책방에서 글을 읽다가 상방에서 부른다하기로 들어간즉 사또는 기쁨을 이기지 못하는 듯이
「이애 몽룡아 국은이 망극하여 내가 吏曹參判 內職으로 昇差하여 乘馹상내하라신 전교가 계시니 가문의 경사라 넌들 아니 기쁘겠느냐. 하루도 지체할 수 없이 곧 발정상경하여야 할 것이로되 나는 미진한 公事나 마추고 文書重記 닦은 후에 발정할 것이니 널랑 내향을 배행하여 명일로 일즉 떠나게 하여라」
「이도령이 이 말을 드르니 불의에 당한 일이라 말은 하늘 급한 비에 된 벼락 나리는 듯 정신이 아득하고 금시에 눈물이 쏟아질 듯한다. 겨우 대답하고 물러나와 內衞에 들어가 사람이 물론 상중하하고 母親께는 허물이 적은지라 춘향의 말을 울며 청하다가 꾸중만 싫것 듣고 할 일 없이 춘향의집을 나오는데
「두고 갈까 데리고 갈까 데려가도 못할터이오 두고 가도 못할터이니 이일을 어찌할거나」
노상에서 울 수도 없고 참노라니 속에서는 두부장 끓듯하는구나 기운 없이 춘향의집을 찾아가니 춘향이는 아무런 줄도 모르고서 도련님 디리려고 엽랑에 수를 놓다가 한편으로 치어놓고 반가이 내다르며
「오늘은 웨 늦었오 어디서 손님 오셨오」
하고 묻다가 도련님 얼굴에 수심빛과 눈물흔적이 있는것을 보고
「애구 이게 웬일이오 사또께 꾸중 드르시었오 서울서 무슨 기별이 왔다더니 중복을 입으섰소 점잖하신 도련님이 이것이 웬일이오」
「꾸중 아니라 곤장을 마졌기로 울내며 중복을 당하였기로 이다지 설겠느냐」
「그러면 웬일이오 어디가 편치 않으시오」
손도 쥐어보고 이마에 손을 대어 잔뜩잔뜩 눌러도 보고
「애구 열기도 없는데 여보 도련님 웨 말이 없오 저역이슬 새벽바람 병이 나실까 염녀하여 어제 밤 소청을 불청하였더니 그 혐의로 그러시오 장부가 웨 그리 좁우시오 애구 답답하여 나 죽겠네 보기 싫소 그만 울고 내력말이나 하오 도련님 슬픔이 내 슬픔이오 도련님 걱정이 내걱정이니 도련님 그렇게 설어하시면 내 마음이 어찌 편하겠오 어서 말이나 하오」
이도령은 기운 없이 우두커니 방바닥만 들여다보고 앉었을 뿐이다.
춘향이가 물끄럼이 바라보더니만
「보기 싫여하는 얼굴을 더보여서 무엇하며 듣기 싫여하는 말을 더하여도 쓸데없다 나는 건는 방 어머니안테로 건너나 가리라」
춘행의 초마자락을 잡아 댕기면서
「게 앉거라. 속을 모르거던 말을 말어라 사또께옵서 내직으로 이조 참관인지 무엇인지 승차하여 올라가신단다」
「에그 댁에 경사로구려. 이조참판 승차하시었으면 그런 경사가 어디있오 그러면 웨 운단 말이요 너무 기뻐서 우시오」
「기쁘기는 무엇이 기쁘야 차라리 이골 좌수로나 물러 앉었으면 내게는 퇴판 좋을 것을 이를 어찌 하자느니 너를 버리고 갈 터이니 이아니 답답하냐」
「언제는 남원땅에서 평생 살으실 줄로 알었겠오 도련님 먼저 올라가시면 나는 예서 팔것팔고 추후에 올라갈 것이니 아무걱정 마르시오」
「그게 일을 말이냐 사정이 그렇기로 사또께서 -늙은이가-고집구러기어서 네 말을 못 엿줍고 대부인전 엿짜오니 꾸중이 대단하시며 양반의 자식이 미장가전 하향천기 작첩하였다면 婚姻 媒門이 막히고-사당 제사 참예도 못하는 법이라고 조정에 들어 벼슬도 못한다던구나」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도련님의 손을 뿌리치고 저만큼 물러앉아 발연변색 눈썹이 꼿꼿하여지며 코가 발심 발심 해지며
「다 알았오 그만 두오 다 알았오 다 알았오 도련님속도 다 알았오. 그럭저럭 나는 버려두고 도련님 혼자만 올라가신단 말이로구려 나는 그런 줄 몰랐네 그럴 줄을 몰랐네. 우리 당초 만날 제 도련님이 날더러 무어라무어라 하시었오 山海로 盟誓하고 日月로 證據삼아 變치 아니 하시마기에 내 정녕 믿었더니 날 속였구려 나를 속였구려 아이고 이를 어찌 하리 내 신세를 어찌하리. 애원극통 설은 지고 죽을밖에 할 일 없오. 깁수건 끌러내어 한끝을랑 남게 매고 또 한끝은 내목 매어 뚝 떨어저 죽고지고 청청소에 풍덩 빠저 세상을 잊고 죽고지고 도련님 앞에 와락 달려들어 아니 두말 말고 나도 가옵시다. 못가리 다 못 가리다 나를 두고는 못 가리다. 날 데려 가오 날 데려 가오 나를 데려 가오 못 데려 가겠거던 나를 죽이고 가오 도련님께 매인 몸이오니 맘대로 죽이고 가오 도련님 앞에서 자결을 하여 영이별을 하면 하였지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주고 지거 죽고 지거 아이고 아이고 설은 지거」 한참 이리 자진하여 설게울제
이때에 춘향모친 월매는 아무물색도 모르고 「애구 저것들 또 사랑쌈 났구나 어참 아니꼽다 눈 구석에 쌍가랫톳 설일 많이 볼레」 아무리 드러도 울음이 장차 질구나. 하던 일을 밀쳐놓고 춘향방 영창밖으로 가만가만 들어가며 아무리 드러도 이별이 적실하구나 어간마루 섭적올라 영창문을 후닥닥 열덜이며
「허허 이게 웬 울음이냐. 내가 잠을 잘 수가 없으니 동내사람은 자겠느냐 이 밤중에 요망하게 애고 대고 우니 미쳤느냐 사가들렸느냐. 이게 웬 방정이냐. 사오세부터 사서삼경 배운 행실이 이것이냐 이게 무슨 행실이냐. 대관절 무슨 곡절이냐 말이나 해라」
하고 방안에 들어앉으니
춘향이가 자기 모친 들어 오는 것을 보고 저만치 물러가 한손으로 턱을 고이고 치맛고름만 물어뜯으며 흐득 흐득 느끼고 앉었다가
「도련님이 가신다오」
「도련님이 어디로 가시어」
「사또께서 이조참판 승차하시어 내직으로 들어가신다고 도련님은 내행모시고 내일 일즉이 서울로 가신다오」
이 말에 월매는 껄걸 웃으며
「이애 댁에 경사 났구나. 도련님이 경사시면 내 집도 영화여든 울기는 웨 우느냐 너무 좋아서 우느냐. 도련님 가시면 나는 같이 못갈망정 너는 같이 치행하여 도련님과 같이 갈터이지. 우지마라 울것 없다. 날랑은 세간 방매하고 천천이 갈 터이니 널랑은 어서 속히 치행하여 도련님 따라 가려무나 나는 무슨 큰일이나 났다구」
「그렇게 되면 작히나 좋겠오 도련님이 나를 못 데려 가신다오」
월매가 이 말을 듣고 도련님 앞으로 바싹 닥아 앉으며
「웨 못 데려가 정녕 그렀오 어찌하여 못 데려가오」
「낸들 데려가고 싶은 맘이야 태산같지마는 양반의 자식이 미장가전 화방작첩하면 청문이 사나울뿐더러 祠堂 祭祀에도 참예하지 못하고 조정에 들어 벼슬도 못하는 법이라고 친명이 지엄하시니 낸들 어찌하나. 잠시 서루 떠났다가 훗기약을 기다리세」
월매가 이 말을 듣더니만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더니 춘향의 앞으로 달려들어 주먹으로 견우면서
「네 이년 죽어라. 살아서 쓸데없다. 너 죽은 시체라도 저양반이 지고가게 네 이년 썩 죽어라 저양반이 올라가면 뉘 간장을 녹이랴느냐. 요년아 말 듣거라. 내 일상 이르기를 후회되기 쉬우니라 도도한마음 먹지 말고 閭閻에 가리어서 지체도 너와 같고 행실도 너와 같고 인물도 너와 같은 鳳凰의 짝을 얻어 雙雙이 노는 양을 내 눈 앞에 두고 보면 너도 좋고 나도 좋지. 마음이 도고하여 남과 별로 다르더니 잘되고 잘 되었다」 두 손벽 땅땅 마주치면서 도련님 앞으로 바싹 대들며
「날과 말 좀 하여봅시다. 그래 어찌해 내 딸을 못 데려간단 말인가. 내 딸 춘향을 버리고 간다하니 무슨 죄로 그러시오 춘향이 도련님 모신제가 준일년이 되었으되 행실이 그르던가 예절이 그르던가. 언어가 불손 턴가. 침선이 그르던가. 그 어느 무엇이 그르던가. 무슨 죄가 있던가. 君子 淑女버리난법 七去之惡 아니며는 못 버리난 줄 모르난가. 白玉같은 내 딸을 무슨 연유로 버리려나. 내 딸 춘향 어린것을 甘言利說로 꾀어내어 일년이태나 다되도록 밤낮으로 사랑할 제 앉고 서로 눕고 자며 百年三萬六千日에 떠나 살지 마자하고 주야장천 기루더니 말경에 가실 때는 뚝 떼어 바리시니 양반의자식의 행세는 그러한가. 이제 와서 안데려 간단 말이 웬 말인가. 이 사람아 말 좀하게 마오 마오 그리를 마오 남 못할 일을 그리 마오 못하지요 못하지요 몇 사람 신세를 망치려고 아니 데려 가려는가. 가려거던 데리고 가고 못 데려 가겠거던 죽이고 가소. 살려두고는 못 가느니. 도련님 대강이가 둘 돋혔오. 애구 무서워라 이쇠띙띙아」하고 도련님께로 와락 달려들어 다리를 꼬집고 팔을 물어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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